사목 대안 연구

신자 교육 · 재교육

'의무' 신앙에서 '은총' 신앙으로

지금까지 한국천주교회는 '의무' 중심의 신앙을 강조해 온 경향이 있다. 이는 근대화 산업사회 시대, 곧 모더니즘에서는 통하는 방법이었다.
이 시대의 중요 덕목이 '의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대표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의무'는 더이상 덕목이 아니라 하나의 부담감으로 남겨지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의무'가 아니라 '재미있는 것', '신나는 것'을 찾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천주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이제 의무 중심의 교육보다는 '은총' 중심, '신바람' 신앙을 신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자들의 교육뿐 아니라, 예비신자 교육을 '은총 코드'로 맞출 필요가 있다.

사단법인 미래사목연구소에서는 2001년부터 인천교구 복음화사목국의 의뢰를 받아 단계별 소공동체 교재인 『나의 신앙 우리 공동체』를 발간해왔다. 이는 성경 중심이며, 소공동체 중심의 구역·반 교재로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지향을 원칙으로 한 공동체 학습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하여 소공동체 안에서 은총 중심의 공동체 교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2004년도에 발간된 예비신자 교리 교재인 『여기에 물이 있다』와 2005년 발간된 견진성사 교리 교재인 『밭에 묻힌 보물』 역시 은총코드에 맞춘 교리서이다. 『여기에 물이 있다』와 『밭에 묻힌 보물』은 기존 틀에 얽매인 사목적인 문제들을 신앙생활을 돕는 총체적인 방법들로 해결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교재들은 급변하고 각박해지는 사회 흐름 속에서 희생과 십자가를 강조하여 부담을 주는 구태의연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안으로 은총을 잡아 기쁨을 누리도록 돕는다.

더욱이 나눔용 교재로 발간되어 이는 예비신자나 견진성사 대상자뿐 아니라 본당 소공동체에서도 신자 재교육을 위한 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성경 말씀 묵상' 부분을 강화한 것이다.

본당 활성화 방안 <EP-1234>

성공하는 교회에는 비밀이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천주교회는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냉담률 증가와 선교율의 하락,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위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위기는 이전에도 항상 있었다. 그리고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교회는 살아남고, 어떤 교회는 쇠락하거나 혹은 도태하였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살아남은 교회들은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예수님의 말씀에 충실한 교회들이 살아남았다.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열심히 뛴 교회들은 절망의 상황에서도 희망의 결실을 일구어냈던 것이다.

그 위업들을 모아서 결정적인 본당 활성화 인자(Factor)를 추출함으로써 탄생한 것이 EP-1234이다. 본당 활성화 방안 EP-1234는 성공한 교회들의 '성공비결'들을 원리적으로 종합한 사목방안이다. EP-1234는 이론적 기획이 아니다. 사목 현장에서 열매를 맺는 것으로 검증된 인자들을 체계적으로 집성한 사목방안이다.

EP란?

EP는 복음적 사목(Evangelical Pastoral)의 약어이다. 복음적 사목은 앞으로 설명될 10가지 본당 활성화 인자들 하나하나를 복음의 원리에 의존하여 '사목적으로 돌보는 것'(Pastoral Care)을 말한다. 그런데 이 사목적 돌봄 가운데 핵심적인 것이 복음적 비전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즉, 10가지 활성화 인자 각각을 위한 비전을 복음에서 찾아내고, 그 비전을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1234란?

교회 유기체의 각 기관에 배속되는 열가지 본당 활성화 인자는 '토양'에 배속되는 것 하나(1), '뿌리'에 배속되는 것 둘(2), '줄기'에 배속되는 것 셋(3), '가지'에 배속되는 것 넷(4)으로 나뉜다. 차례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 1'토양'에 배속되는 것 하나(1) : 성령
  • 2'뿌리'에 배속되는 것 둘(2) : 기도(영성), 전 신자 은사계발
  • 3'줄기'에 배속되는 것 셋(3) : 소공동체, 기능적 조직, 뉴 리더십
  • 4'가지'에 배속되는 것 넷(4) : 수요 중심 복음 선포, 은총의 축제, 고감도 사랑, 토탈 서비스

본당 활성화 방안 <EP-1234>에서 지향하는 복음적 비전 교육은 10가지 본당 활성화 인자 각각에 대한 복음적 비전을 분명하게 인식시켜 주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음에 진술될 10가지 본당 활성화 인자들에 대한 내용은 복음에서 추출된 비전인 만큼 모두가 숙지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각 본당 활성화 인자가 전체 교회 유기체에서 어떤 역할을 맡느냐 하는 것이다. 어디에 배속되느냐에 따라 '토양'으로 상징되는 기능, '뿌리'로 상징되는 기능, '줄기'로 상징되는 기능, '가지'로 상징되는 기능을 맡는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즉, 언급된 10가지 인자들이 유기체적인 질서(뿌리 → 줄기 → 가지) 안에서 서로 지원하고 열매 맺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말이다. <EP-1234> 본당 활성화 방안에서 중요한 것은 이 계통적 관계를 확실히 파악하고 최적화시키는 일이다.